[CEO 인터뷰] 함은광 호텔리시스 대표이사

함은광 호텔리시스 대표이사.
함은광 호텔리시스 대표이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호텔과 모텔, 펜션 등에 대한 경영 정보는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숙박업 경영과 투자 리스크를 온오프라인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B2B 플랫폼’을 개발한 기업이 있다. 

 글로벌 호텔산업의 전문성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력으로 ‘지속가능한 숙박업 가치사슬’을 만들어 가고 있는 호텔리시스가 그 주인공이다.

호텔리시스는 숙박업 경영 및 투자 리스크를 온오프라인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B2B 플랫폼으로, 인공지능 기반 숙박업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대시보드’를 통해 숙박업 경영과 투자 리스크를 진단한다. 숙박시설 워크아웃 플랫폼 프로젝트 AVE를 통해 개별 숙박시설의 생산성, 효율성, 안정성, 유동성도 최적화 한다.

함은광 호텔리시스 대표이사는 “숙박업 경영 및 투자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숙박업 가치 사슬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포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함 대표는 서울대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 코넬대 호텔경영 대학원을 졸업한 뒤 인터콘티넨탈 호텔 그룹 미주지사에서 투자분석과 신규 사업을 담당하며 글로벌 호텔산업의 경험을 축적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호텔투자본부 본부장으로 근무하며 3조원 규모의 글로벌 호텔 투자 펀드를 운용하기도 했다.

그는 통상 숙박시설의 경제적 수명은 내용연수인 40년이지만, 우리나라의 평균 숙박업 생애주기는 경제적 수명의 58%에 불과한 23.3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숙박 시설 운영사, 소유주, 자문사, 금융사 등 고도로 분업화된 숙박업 가치사슬이 역동적인 시장에서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만들고 지켜내는 기반이 되려면 시장에 대한 온전한 가시성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 'HBI 대시보드' 개발에 돌입했다.

함 대표는 “2019년 9월에 데이터 정리·분석을 시작했다.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을 안했는데 3년이 걸렸다”면서 “펜션이나 민박 이런 숙박시설은 통계에 잘 잡히지도 않고 법정 분류 체계가 따로 없다보니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말했다.

HBI 대시보드의 오차율이 5%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판단한 함 대표는 지난 7월 서비스를 개시했다. 

HBI 대시보드는 국내 숙박 시설 3만여개 중 약 78%의 장기간 재무 데이터를 확보해 방대한 숙박업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결과물이다. 여기에 호텔은 물론, 모텔, 콘도, 생활 숙박 시설 등 모든 유형의 숙박 시설들에 대한 2005년부터 2021년까지 17년간의 방대한 시계열 재무 데이터가 포함돼 있다.

특히 현재 영업 중인 숙박 시설만이 아닌, 과거에 영업 이력이 있는 폐업 숙박업소들의 재무 데이터가 포함돼 있어 시장별 수요와 공급의 역학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시설 규모와 구성에 대한 데이터가 함께 제공되기 때문에 시장별 경쟁 환경과 개별 숙박 시설의 포지셔닝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B2B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인 HBI 대시보드의 인터페이스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지도 인터페이스를 통해 유형별 숙박 시설의 분포와 경쟁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개별 숙박 시설 위치, 객실 수, 유형, 준공일, 개업일, 폐업일, 용도별 면적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재무 데이터 보유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숙박 시설에 투자하는 사람, 돈 빌려주는 사람, 사업하는 사람 모두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포지셔닝 전략 등을 수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모텔 비중이 높은 한국 숙박 시장은 기회가 많다고 계속 생각을 해왔고 그래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함 대표는 자체 개발 알고리즘을 통해 매출, 비용, 자산가치 등을 추정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숙박업 자체가 표준화 된 사업이다 보니 경험에 기반한 알고리즘을 통해 운영의 행태나 비용 구조 등을 추정하고 실제 데이터와 검증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부분의 숙박시설이 상장된 회사가 아니다보니 기업 정보를 제공하는 곳에서 유료로 제공 받았다”면서 “데이터 자체를 검증 한다기 보다 알고리즘 자체를 튜닝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함 대표는 아직 이 플랫폼 자체를 완성하기 위해 가야할 곳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 과정에서 의사결정 과정 등이 효율적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그는 “HBI 대시보드는 시장 정보의 비대칭 문제 해소를 목표로 하지만, 데이터 리터러시가 수반되지 않은 오남용은 오히려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며 “데이터에 대한 어느 정도 진입 장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기자명 안재석 기자 lgnumber@hite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