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에 전시된 나로호 모형(뉴스1DB)ⓒ News1
경기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에 전시된 나로호 모형 ⓒ News1

정부의 2025년 연구·개발(R&D) 예산 증액 방침에 연구계는 효율적인 예산 증액이 되려면 제도 개선과 충분한 논의가 우선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27일 과학기술계와 관가 따르면 정부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을 확정했다.

정부는 내년 재정 투자 중점 사항으로 경제 혁신 생태계 조성, 미래 대비 체질 개선을 정했다. 혁신·도전형 연구, 미래 전략 분야, 신진연구자 지원 등 R&D 예산이 확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R&D 예산은 지난해와 비슷한 30조원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계에서는 기본적인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제도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2024년 R&D 예산을 삭감하며 비효율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문성모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 회장은 "선도형 R&D에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것은 반길만하다"면서도 "그러려면 평가 체계를 바꾸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단순 반복 육체노동에 적합한 방식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선도형 평가 시스템은 선도형 연구를 경험해 본 사람만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계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며 "또 선도형 연구는 기획에만 1~2년이 필요하고 추격형보다 연구비가 2~10배까지 드는 게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강천윤 전국과학기술노조위원장도 마찬가지로 증액은 동의하지만 그 과정에는 의구심을 표했다.

강 위원장은 "(이번 증액이) 기존 삭감 사업 예산을 늘리는 게 아니고 신규 사업 부분을 늘리는데 이 부분이 급작스럽게 기획된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기존 잘 수행했던 R&D는 재평가해서 그것을 원복시켜야 한다"며 "국제 공동 연구를 하려면 몇 년간 공들여야 하는데 그런 절차 없이 순방 뒤에 국제 협력 예산 늘리는 게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강 위원장은 정부의 전략기술 투자 강조 기조에 기초과학이 홀대 되는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이덕환 서강대학교 명예교수도 같은 의견을 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이 교수는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초과학도 중요하다"며 "GDP 기준 한국은 세계 7위 선진국이다. 인류 공영을 돕는 기초과학 투자는 대한민국의 품격에 필요한 투자"라고 했다.

이어 그는 "예산 복원에 앞서 과학자들을 절망시켰던 카르텔 발언을 사과하거나 유감 표명하는 것이 먼저"라며 "국가 경제발전이나 사회발전 핵심 동력으로 자부했던 (과학계의) 자존심이 무너졌다"고 강조했다.

 

기자명 주한은 semiodan@hitech.co.kr